-
제목[이로운주목]서울 학원 심야교습 조례 논란 가열...학생인권조례 폐지까지 겹친 서울교육 혼선
-
이름최고관리자
-
조회45
-
날짜2026-01-20 10:49
고교생 학원 심야교습 연장 추진에 학생·학부모·시민단체 반발
"학생 건강권 침해·사교육비 폭증" 우려 속 조례 발의 절차 논란
학생인권조례 폐지 재시도까지 맞물리며 내년 지방선거 앞두고 갈등 심화
서울시의회가 고등학생 학원 교습시간을 자정까지 늘리는 조례 개정을 추진하면서 교육계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학생인권조례 폐지 논의까지 더해지며 서울 교육 현안이 다시 논쟁의 중심에 놓였다.
이번 논의는 학습권 확대와 학생 건강권·휴식권 보호라는 가치가 충돌하는 가운데 사교육비 증가와 정책 절차의 정당성 등을 두고 갈등이 커지고 있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움직임이 논란을 더욱 키우는 요인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심야 교습시간 연장안, 10년 넘게 반복되는 갈등
서울시의회는 지난 10월 28일 고등학생 학원 교습시간을 기존 오후 10시에서 자정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는 정지웅 서울시의원이 발의한 것으로 학습권 보장과 타 시도와의 형평성 확보가 주된 근거로 제시됐다.
현재 서울에서는 오전 5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학생 교습을 허용하고 있으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초·중학생은 기존 기준을 유지하되 고등학생만 자정까지 교습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이는 과거부터 반복된 문제다.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의회는 2007년과 2008년에도 교습시간 연장 시도를 했지만 거센 반발로 철회한 바 있다. 청소년의 건강권·휴식권 침해, 사교육비 부담 악화 등을 우려한 시민사회와 교육계의 반대가 이번에도 동일하게 제기되고 있다.
시민단체·학부모·학생 "건강권·안전 문제 우려"
연장안에 대한 반대는 학생, 학부모, 교원·시민단체 전반에서 폭넓게 나타나고 있다. 119개 기관 및 단체가 참여한 '국민의힘의 학원 심야교습시간 연장 규탄 범시민행동'은 지난 10일 서울시의회 앞에서 조례 폐기 촉구 기자회견을 열며 심야 교습 연장이 학생 인권과 안전을 해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수영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활동가는 "청소년은 밤 10시가 넘으면 PC방, 노래방, 찜질방 등 놀이와 쉼을 위한 시설은 이용할 수 없다. 자정에 노래방에서 집 가는 건 위험하고 학원에서 집 가는 것은 안전한가"라고 물었다.
학부모들도 학생 안전 문제를 우려하며 부모의 경제력 등에 따라 교육 격차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은영 서울혁신교육학부모네트워크 공동대표는 "어른들도 거의 귀가해 대중교통도 운영 회차를 줄이는 시각까지 학생들이 학원에 머물도록 하는 조례를 만들고 통과시킨다는 것의 의미는 대중교통이 아닌 개인 차량으로 라이딩이 가능한 가정이나 택시비를 감당할 가정에서 자정까지 학원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라며 "교육격차를 기본적으로 내재하고 안전을 돈으로 해결하라는 것과 다름없는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규탄했다.
"학원 단체와 조례 발의 의원 간 조율 의혹" 제기
조례 마련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문제도 불거졌다. 학원단체 관계자들이 시의회를 여러 차례 방문해 정책 제안을 했고 그 내용이 조례안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것이다. 일부 시민단체는 "학원단체와 시의원 간 담합 의혹"을 제기하며 강한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 지난 11일엔 서울시의회가 주최한 '서울교육의 형평성과 자율성, 함께 여는 교육의 미래' 토론회가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정지웅 의원, 우형찬 의원, 한국학원총연합회 전국보습교육협의회와 공동 주관으로 열렸다는 점도 논란을 키웠다. 교육단체들은 "정작 학부모·학생 의견 수렴 절차는 실종된 반면 이해관계자 목소리만 반영됐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학생 의견은 어디에…청소년 95% '반대'
정책 당사자인 학생 의견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판도 거세다. 청소년 언론 '토끼풀'이 진행한 온라인 설문에는 약 2600명의 청소년이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95퍼센트가 교습시간 연장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귀가 시간 지연에 따른 안전 문제, 과도한 경쟁 심화 우려 등이 주요 이유로 제기됐다.
한 중학생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현장에서 심야 학원을 가지 않아도 되는 선택지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구조적 강제 속에서 모두가 늦게까지 학원에 남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주장했다.
법조계 "기본권 충돌 사안… 합헌 판단 유지 가능성 커"
학원 교습시간을 자정까지 허용하는 조례 개정안을 둘러싸고 법조계에서는 이번 논쟁을 기본권 충돌의 문제로 보고 있다. 과거에도 학원 교습시간을 조정하려는 시도가 반복됐지만 여론의 반발로 번번이 무산됐고 헌법소원까지 제기되며 논란이 이어져 왔다.
2007년과 2008년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의회가 잇따라 교습시간 연장안을 추진했으나 모두 철회됐다. 이를 놓고 학부모와 학생들은 조례가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재판소에 심판을 청구했지만 헌재는 2009년과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심야 교습 제한이 학생 건강과 휴식 보장, 학교 교육 정상화 등을 위한 정당한 조치라며 합헌 결정을 내렸다.
다만 재판관 일부는 단순한 시간 규제로는 학생 피로를 해소할 수 없고 학부모와 학생, 학원 운영자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반대 의견을 내는 등 논쟁은 계속 이어졌다.
법조계에서는 현재의 조례 개정 논의에 대해서도 헌법소원이 제기될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기존 헌재 결정과 학원법의 취지에 비춰볼 때 합헌 판단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광산 변호사는 교습시간 연장 자체가 위헌 소지는 크지 않다며, 기본권 충돌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임이랑 변호사는 학원법이 학생 건강과 학교 수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헌재의 합헌 판단도 같은 취지에서 내려진 만큼 교습시간을 오히려 늘리는 조례안은 법률과 판례가 보호하는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자정까지 학원, 학생 건강권에 명백한 침해"
전문가들은 학원 교습시간을 자정까지 연장할 경우 학생들의 건강권이 직접적으로 침해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교습이 늦어지면 귀가 시간이 새벽 1시에서 2시 사이로 밀리게 되고 이는 만성적인 수면 부족으로 이어져 학습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신건강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피로와 학업 스트레스가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악화시킬 수 있으며 충분한 휴식과 여가가 확보되지 않을 경우 정서적 안정성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분석한다. 신체 건강 측면에서도 비만 위험 증가, 아침 결식률 상승 등 부정적 지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특히 서울에서는 청소년 정신건강 지표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학생 자살 시도 건수는 677건으로 최근 3년 동안 약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습시간을 더 늦추는 조치는 위험 부담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출퇴근 시간에 가까운 새벽 귀가가 일상화되면 학생들의 신체·정신 건강이 추가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사교육비 폭증 우려...서울이면 더 심각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서울 고등학생(일반고 기준)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이미 100만 원에 달한다. 사교육 참여율 역시 80.1%로 전국 평균 70.7%를 크게 웃돈다.
교육단체들은 "교습시간이 늘면 고가 사교육 상품이 더 늘고 서울뿐 아니라 전국의 사교육 수요가 '대치동 중심'으로 확대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도 서울은 전국 학원 수의 약 16%, 사교육비 약 21%를 차지하는 사교육 시장 규모가 큰 지역이라며 학원 교습 시간을 자정까지 늘릴 경우 사교육 참여 시간이 더 확대되고 시도 간 격차도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책대안연구소는 형평성을 따진다면 오히려 서울은 교습시간을 축소해야 한다며 사교육 참여율과 이용 시간이 이미 전국 최고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현재 17개 시도 가운데 고교생의 학원 교습시간을 자정까지 허용하는 지역은 대전, 울산, 강원, 충북, 충남, 경북, 경남, 제주 등 8곳이다. 전남은 밤 11시50분까지, 부산·인천·전북 3곳은 밤 11시까지 수업이 가능하다. 반면 서울과 경기 등 5개 시도는 밤 10시까지만 교습을 허용하고 있다. 현행 학원법은 각 시도가 조례로 교습시간을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지역별 기준이 서로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
학생인권조례 폐지 논란까지...내년 지방선거 앞두고 정책 갈등 가시화
서울시의회는 최근 학생인권조례 폐지안도 위원회 단계에서 통과시켰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즉각 반대 입장을 발표하며 본회의 부결을 촉구했다.
학생인권조례는 성별·종교·성적 지향 등 다양한 이유로 학생이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규정해 왔으나 보수 진영에서는 특정 조항을 이유로 폐지를 주장해 왔다. 이 문제 또한 2024년에 이어 2025년 다시 부상했다.
일부 교육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에 대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계산이 작용한 것 아니냐고 보고 있다. 서울은 전국 교육정책의 흐름을 좌우하는 지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서울에서 조례가 바뀌면 그 영향이 전국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 교육 현안을 둘러싼 구조적 문제 제기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단순히 학원 교습시간이나 특정 조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서울 교육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사례라고 보고 있다.
한국 교육 전반을 지배해 온 과도한 입시 경쟁, 공교육에 대한 신뢰 하락, 사교육 의존 심화, 청소년 건강과 정신위기의 확대 등이 한꺼번에 드러난 결과라는 평가다.
실제로 올해 부산과 서울에서는 고등학생들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사건이 발생해 교육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례들이 특정 지역이나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속된 경쟁 중심 교육체계의 압력이 누적된 결과라고 분석한다.
정책 전문가들은 청소년의 학업 스트레스와 자살 위험이 높아지는 현실을 더 이상 개인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노동자의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처럼 학생들의 정신건강과 생활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 접근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경쟁 완화, 공교육 강화, 생활·정서 지원 확대 등을 포함한 종합적 교육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의 학원 교습시간 연장 논쟁과 학생인권조례 폐지 논의는 앞으로 전국 교육정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학습권과 건강권, 사교육비 부담, 절차적 정당성, 청소년 의견 반영 등 여러 가치와 이해관계가 맞물린 상황에서 시의회가 무엇보다 교육의 주체인 학생들을 우선에 둔 결정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 심야 교습 조례는 철회되거나 본회의에서 부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한 전문가의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https://www.eroun.net/news/articleView.html?idxno=67398
18회 연결
이전글
다음글